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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행성 관절염

■ 동의어 :

골 관절염, 퇴행성 관절염

 

■ 정 의 :

 

퇴행성 관절염은 관절을 형성하는 물렁뼈가 손상되고 닳아 없어지면서 생기는 관절염으로 물렁뼈가 없어지게 되면 관절통과 관절의 변형이 오게 됩니다.

 

퇴행성 관절염은 관절염 중 가장 흔한 것으로 류마티스 클리닉에 오는 다른 환자들의 수를 모두 합쳐도 퇴행성 관절염의 수에 미치치 못합니다. 또한 퇴행성 관절염은 고령의 나이와 밀접한 연관을 보이는 질환으로 65세가 넘으면 과반수에서 발견이 된다는 점에서 고령화 사회로 가는 지금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퇴행성 관절염 환자들은 병원에 가면 '이 병은 늙으면 생기는 것'이라는 말과 함께 마땅한 치료약이 없다는 이유로 홀대를 받아 온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런 시각은 분명 잘못된 것입니다. 이제 60세도 별로 노령으로 생각되지 않는 고령화 사회에서 노인들에게 심각한 활동 제한을 가져 오게 하는 퇴행성 관절염은 외국에서는 이미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고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 증 상 :

 

가장 흔히 호소하는 양대 증상은 무릎 통증과 손가락이 튀어나오는 것입니다.

 

무릎은 처음에는 계단을 오르내릴 때 한 쪽만 시큰거리고 아프다가 진행되면 평지를 걸을 때도 통증을 느끼게 되고 한 쪽이 아파서 반대 쪽에 몸무게를 싣게 되는 경우 바로 반대 쪽에도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더 진행하면 걷지 않고 가만히 있을 때에도 무릎이 아프게 되고 무릎 안쪽의 물렁뼈가 닳아 관절이 좁아지면서 다리가 안짱으로 휘게 됩니다.

 

손가락은 주로 맨 끝마디에 변형이 나타나게 되는데 무릎과는 달리 통증이 처음에는 없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러나 드물게 염증성 변화가 심한 경우에는 마디가 붉어지면서 열이 날 수도 있고 움직일 때 심한 통증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변형은 주로 관절이 양쪽에서 뿔처럼 튀어나오는 형태로 나타나는데 만져 보면 매우 딱딱해서 뼈가 자라난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대개는 몇 년에 걸쳐 서서히 튀어나오다가 그 진행을 멈추게 되는데 드물게는 손가락이 옆으로 틀어지는 변형으로까지 진행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허리뼈에 퇴행성 관절염이 오는 경우 디스크 증상이 합병될 수 있고 사타구니의 고관절에 퇴행성 관절염이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퇴행성 관절염의 통증은 류마티스 관절염과는 달리 주로 몸을 많이 움직이고 난 오후나 저녁 시간에 심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아침에 관절이 뻣뻣해지는 '조조 강직'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퇴행성 관절염의 조조 강직은 류마티스 관절염 때와는 달리 관절을 몇 차례 움직여 주면 바로 풀어지는 것이 보통입니다. 또 앉아서 오래 텔레비전을 본다든지 좁은 곳에서 오래 부동자세로 있다가 몸을 움직이려 할 때 몸이 굳어 버리는 현상도 흔히 나타납니다.

 

연골이 모두 닳게 되면 관절 안에서 뼈와 뼈가 직접 맞닿게 됩니다. 이런 경우 충격을 흡수하는 쿠션이 없어지기 때문에 바로 뼈의 손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렇게 극단적으로 연골 파괴가 진행되는 경우가 아니더라도 관절이 아파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게 되면 관절 주변의 근육이 급속도로 쪼그라들게 됩니다. 그러면 근력이 떨어지고 점점 더 움직이지 못하게 됩니다. 모처럼 몸을 움직여 보려고 해도 근육 기능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몹시 힘이 들고 균형을 잡기도 어려워집니다.

■ 원인/병태생리 :

 

그동안 병 자체가 푸대접을 받아 왔던 만큼 그 원인에 대해서는 다른 관절염들에 비해 밝혀진 바가 극히 미미합니다. 다만 외국의 역학 조사에서 다음과 같은 사실들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고령의 나이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나이가 많아지면 환자가 급격히 증가한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50세를 기점으로 증가하기 시작해서 60세가 넘으면 반 정도에서 보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많은 의사들은 "나이가 들어 관절 물렁뼈가 닳아서 생기는 병"이라는 말로 퇴행성 관절염을 설명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퇴행성 변화가 미미한 사람들도 분명히 있다는 것입니다.

 

유전

 

퇴행성 관절염의 가장 흔한 소견 중의 하나가 손가락 끝마디가 튀어나오고 굽어지는 증상입니다. 이것을 의학 용어로는 '헤버덴 결절'이라고 부릅니다. 재미있는 것은 헤버덴 결절을 가진 환자의 여자 형제나 어머니를 보면 역시 손가락이 튀어나와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퇴행성 관절염이 단순히 나이가 많아서 생기는 병이 아닌 유전적 소인을 다분히 가지고 있는 질환이라는 것을 시사하는 소견입니다.

 

외상

 

50세 이전에는 드문 질환이지만 예외가 있는데 그것이 관절에 외상을 입었던 환자의 경우입니다. 이 경우에는 더 젊은 나이에 심한 퇴행성 관절염이 올 수 있습니다. 좋은 예가 시합 도중 무릎 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을 입은 축구 선수와 같은 경우입니다. 적절히 치료를 받고 충분한 기간 휴식을 취하지 않으면 이런 경우에는 바로 관절 연골이 손상되게 됩니다. 이것은 퇴행성 관절염의 발생이 인대나 근육 등 관절 주변 조직의 정상적인 움직임과 조화와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는 증거입니다.

 

비만

 

비만한 사람은 정상 체중의 사람보다 퇴행성 관절염에 잘 걸리고 진행 속도도 빠르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특히 퇴행성 관절염이 생기기 훨씬 전 20대나 30대 때 비만이었던 사람들이 나이가 들어 퇴행성 관절염의 발생 비율이 높다는 보고는 비만에 의한 관절에의 부담 증가가 퇴행성 관절염의 발생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잘 보여 주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체중을 줄이는 경우 퇴행성 관절염의 발생 위험이 낮아진다는 건 사람과 동물 시험에서 모두 입증되었습니다. 예를 들면 5킬로그램 정도만 감량해도 퇴행성 관절염의 발생은 반으로 줄어든다고 합니다.

■ 진 단 :

 

다른 종류의 관절염과 마찬가지로 류마티스 전문의는 별도의 검사가 없어도 환자의 병력과 진찰만으로 퇴행성 관절염의 진단을 내리는 것이 보통입니다.

 

의사는 환자의 병력에서 어느 관절이 얼마나 아픈지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되고 환자를 진찰함으로써 문제가 되는 관절에 염증 소견이 있는지, 변형이 와 있는지, 관절 파괴나 인근 연조직의 염증 소견이 있는지를 파악하게 됩니다.

퇴행성 관절염 중 염증 소견이 비교적 심한 경우에는 류마티스 관절염과 완전히 감별이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의사들은 혈액 검사를 확인하여 염증 소견이 어느 정도인지, 류마티스 인자가 나오지는 않는지를 보고 감별 진단을 내리게 됩니다.

 

또 관절의 방사선 사진을 찍는 경우 손으로 만져서만은 알 수 없었던 관절의 파괴 정도와 다른 질환의 병발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경과/예후 :

 

퇴행성 관절염이라는 병의 성격상 노화나 유전적 인자와 관련된 원인이 중요하다는 점은 이 병이 한 번 걸리면 회춘하거나 유전자를 개조하지 않는 한 돌이킬 수 없는 병이 된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반면 퇴행성 관절염 환자들이 모두 심한 장애인이 되거나 생명이 단축되는 불치병 환자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모든 만성 질병이 그러하듯 퇴행성 관절염도 적절한 관리와 환자 개인에 맞는 약물의 도움, 그리고 어떤 약도 듣지 않을 정도로 증상이 심해졌을 때는 인공 관절 시술을 받음으로써 병이 생기기 전에 비해 별 불편 없이 지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 합병증 :

 

모든 관절염에서 마찬가지이지만 무릎이나 고관절같이 운신에 직접 이용되는 관절에 심한 파괴가 오는 경우에는 불구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극단적인 합병증은 수술 등의 치료로 어느 정도 회복이 될 수 있습니다.

 

■ 치 료 :

 

퇴행성 관절염 환자의 치료 목표는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는 통증을 최소화하는 것이고, 둘째는 환자가 일상 생활을 수행하는 데 있어 장애를 최소화하는 것이고, 셋째는 환자에게 부담이 적으면서 효과가 좋은 약물을 환자 개개인에게 맞추어 찾아 적절히 이용하는 것입니다.

 

퇴행성 관절염의 치료에 있어 현실적으로 인정해야 하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아직까지 어떤 종류의 먹는 약, 주사약, 혹은 바르는 약도 한번 닳아진 물렁뼈를 재생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 퇴행성 관절염으로 진단받은 시점에서의 목표는 현재 남아 있는 물렁뼈와 관절 기능을 되도록 오래오래 현재대로 보존하는 것입니다. 물론 병을 묵힐 대로 묵혀서 의사에게 보일 시점에 관절이 거의 남아 있지 않는 경우는 어쩔 수 없습니다.

많은 만성 질병이 그렇듯 퇴행성 관절염의 치료도 약보다는 일상 생활의 건강 수칙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할 때가 많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체중 조절입니다. 체중이 단 5킬로그램만 빠져도 퇴행성 관절염의 진행이 현저히 느려진다는 보고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려운 것이 나이 들어서의 체중 감량입니다. 너무 무리한 목표를 세우지 말고 1달에 1킬로그램씩만 감량한다는 목표를 세워 봅니다. 구체적으로 1달에 1킬로의 감량은 하루 200킬로칼로리씩 덜 먹고(밥 반 공기 정도입니다.) 하루 100킬로칼로리만큼(하루 15 분 정도 빠른 걸음으로 걸어 주면 됩니다) 더 운동해 준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운동도 매우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많은 연구 결과들이 하지 근력이 강화된 환자에서는 퇴행성 관절염의 진행이 느려지고 통증도 훨씬 덜해진다는 것을 밝히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 근력의 강화에는 자전거 타기, 평지 걷기, 수영 등의 운동이 이상적입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물렁뼈를 정상 상태로 되돌릴 수 있는 약은 아직 없습니다. 따라서 퇴행성 관절염에 쓰는 약들의 주요 성능은 얼마나 관절통을 잘 잡느냐 하는 것으로 평가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쓰이는 약물은 타이레놀계의 진통 효과만 있는 약과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라고 하는 염증 억제·진통 작용을 모두 갖는 약의 두 종류로 나누어집니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는 퇴행성 관절염뿐 아니라 다른 종류의 관절염에서도 두루 쓰이는 류마티스 질환의 치료에는 아주 중요한 약물군인데 매우 다양한 종류가 나와 있지만 환자 개개인에 따른 효과와 부작용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적절한 선택에는 전문의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 타이레놀 류의 약물이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보다는 부작용이 적은 것으로 보이지만 어떤 환자에서는 타이레놀보다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의 효능이 월등하게 낫기 때문에 약제의 선택은 환자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 맞추어 나가야 합니다.

 

■ 예방법 :

 

1. 다음은 미국 인디애나대학 재활의학과에서 제시한 무릎관절과 고관절 보호를 위한 일상 생활 수칙입니다.

 

뛰거나 등산하는 것을 피하고 수영 등의 운동 방법을 선택한다.

계단은 되도록 오르지 않는다.

일할 때 서지 말고 되도록 앉아서 한다.

푹신한 낮은 소파에 앉지 말고 되도록 딱딱한 높은 의자에 앉아 일한다.

무릎을 꿇거나 쪼그려 앉지 않는다.

의자에서 일어설 때에는 먼저 엉덩이를 의자 끝부분으로 옮긴 후 의자 팔걸이에 두 손을 지탱하면서 일어선다.

2. 다음은 같은 대학에서 제시한 손관절의 보호를 위한 수칙들입니다.

 

가능한 한 가위, 깡통 따개, 칼, 믹서기 등을 사용할 때 자동으로 되는 것을 사용한다.

유리나 무거운 금속으로 된 그릇보다는 플라스틱이나 알루미늄으로 된 가벼운 식기를 사용한다.

모든 도구는 손잡이 부분 되도록 크게 잡을 수 있도록 된 것을 선택한다. 칫솔이나 펜, 식기, 식칼 등의 손잡이 부분에는 얇은 스티로폴을 덧감아 쥐는 부분이 굵게 되도록 한다.

지퍼를 여닫을 때 지퍼 손잡이에 갈고리를 끼어 여닫으면 편리하고 손가락에 부담이 적어진다.

의복의 단추 대신 찍찍이(벨크로)로 여닫는 것을 선택한다.

비틀어 여는 수도 꼭지 대신 지렛대 모양의 수도 꼭지를 선택한다.

물건을 옮길 때 되도록 들지 말고 굴려서 옮기도록 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바퀴 달린 밀차를 이용한다.

무거운 물건을 한 손으로 들지 않는다. 양손의 손바닥으로 함께 드는 습관을 갖는다.

3. 다음은 허리의 부담을 줄이는 일상 생활 수칙입니다.

 

되도록 무거운 물건을 들지 않는다.

물건을 들 때 구부정한 자세로 들지 않고 허리를 반듯이 편다. 그러나 무릎은 굽히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건을 허리 위까지 들어 올리지 않는다.

항상 작업대에 가까이 서거나 앉은 자세에서 일한다.

장시간 서 있지 않도록 한다.

물체를 당기는 동작을 피한다.

책상이나 작업대 위에 장시간 몸을 뻗어 일하지 않도록 한다.

운전할 때에는 운전석을 조절하여 무릎이 펴지지 않고 등이 구부러지지 않는 자세가 되도록 핸들 사이의 거리를 맞춘다.

■ 이럴땐 의사에게 :

 

경과가 비교적 완만한 퇴행성 관절염 환자가 극심한 통증으로 급히 의사를 찾아야 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다만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관절염 이외에 인대나 다른 구조물에 손상이 온 합병증이 의심되는 경우이니 의사에게 문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갑자기 극심하게 통증이 오면서 관절이 붓는 경우

관절이 겹질리 펴지도 구부리지도 못하는 증상이 오는 경우

계단 등을 내려갈 때 다리에 힘이 빠지면서 그대로 주저앉을 것 같은 증상을 경험한 경우

이 외 통증이 너무 심하여 어떤 조치를 취해도 호전이 되지 않는 경우, 그리고 일상 생활, 예를 들면 간단한 볼 일을 보러 외출하는 경우에도 큰 불편을 느끼는 경우에는 의사와 관절 수술의 가능성을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 생활시 유의사항:

 

걷기에 관하여

 

과거에는 퇴행성 관절염 환자는 걸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권고 사항으로 되어있었습니다만 최근에는 이런 경향이 조금씩 바뀌고 있습니다. 관절염 환자들도 적절한 양의 운동을 함으로써 관절의 통증을 오히려 경감시키고 관절 주변 근육을 튼튼하게 하여 관절염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요즘은 관절염 환자를 위한 많은 운동 치료 요법들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걷기 운동은 어느 운동보다도 쉽고 돈이 들지 않으면서 환자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는 좋은 운동으로 적절하게 시도한다면 퇴행성 관절염 환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걷기 전에 준비해야 할 것들

 

가장 중요한 것은 발에 잘 맞는 쾌적한 신발을 신는 것입니다.

 

이상적으로는 운동화 전문회사에서 나오는 걷기 전용 신발을 신는 것인데 테니스나 농구를 하는 경우와 걷는 경우의 신체 역학이 전혀 다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운동화라도 다음의 조건들을 만족시키는 것이라면 굳이 비싼 걷기 전용화를 고집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신발을 구입할 때에는 반드시 신어 보고 발에 편한지를 확인한다는 것은 상식입니다.

 

특히 몇 가지 점을 고려해야 하는데 우선 바닥을 보고 너무 끈끈하거나 매끈하지 않은지를 확인합니다. 걸을 때 땅바닥을 적절히 당겨 줄 수 있는 신발을 골라야 넘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 유연성이 좋은 신발을 골라야 하는데 휘어질 부분은 쉽게 휘어지되 단단해야 하는 부분은 단단히 고정되어 있어야 합니다. 확인하기 위해 신발의 앞부분과 뒤축을 잡고 휘어 봅니다. 앞부분은 유연하게 잘 휘어지지만 중간 부분은 휘어지지 않는 것이 이상적인 신발입니다.

 

신발이 숨을 쉬는지도 확인해야 하는데 발을 덮는 윗부분이 습기를 통과시켜야 발에 땀이 차지 않기 때문입니다. 가죽이나 통기성 재질의 천 제품을 고릅니다. 또 중요한 것이 쿠션인데 특히 발꿈치 부분에 넉넉한 쿠션이 들어 있어 걸을 때 발꿈치로 전달되는 충격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달리기용 신발은 달릴 때 발꿈치가 아닌 발의 중간 부분에 충격을 최대한 완화해야 한는 점 때문에 신발의 중간 부분 쿠션을 보강하는데 이런 이유에서 걷기 용으로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발가락이 들어가는 부분은 발가락이 모두 움직일수 있을 정도로 공간이 넉넉해야 하지만 발꿈치 부분은 잘 맞아 신발이 벗겨지지 말아야 합니다. 가장 긴 발가락과 신발 끝부분에 엄지손가락 한 개 정도의 여유 공간이 있어야 합니다. 끈을 매는 형태의 신발이 발을 더 단단히 유지해주고 조절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유리하지만 손가락 관절염 때문에 끈매기가 어렵다면 벨크로(찍찍이)가 달린 신발을 구입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1000킬로미터 정도 걷고 나면 신발의 창과 쿠션이 닳아버리기 때문에 겉으로는 아무리 멀쩡해 보이더라도 신발을 새로 사야 합니다. 매일 10분 정도 걷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1년에 한 번은 새 신발을 사야 한다는 계산이지요. 닳아버린 신발을 신고 계속 걸으면 충격 흡수가 제대로 되지 않아 관절에 오히려 나쁜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적절한 양말을 신고 걷는 것도 신발 못지 않게 중요한데 면이나 모직 양말은 땀을 흡수하기 때문에 적당합니다.

 

양말에 이음새 같은 건 되도록 없는 것이 좋고요, 물집이 잘 생기는 경우에는 두 켤레를 겹쳐 신습니다. 자꾸 발가락 부분에 빵꾸가 나는 경우는 신발이 발 길이에 비해 너무 짧거나 걸을 때 발가락이 앞으로 이동하는 등 신발이 안 맞기 때문입니다.

 

면으로 된 옷이 운동에는 가장 좋습니다.

 

또한 되도록 운동하는 중 체온을 빼앗기지 않도록 옷을 따뜻하게 입는 것이 좋은데 얇은 옷을 여러 겹 입는 것이 두꺼운 옷 하나를 입는 것보다 바람직합니다. 옷은 몸이 움직일 때 끼거나 걸치적거리지 말아야 하고 겉옷은 방한을 해주면서 비나 눈이 올 때 습기를 차단하는 것을 입습니다.

 

운동하는 동안 자외선 차단 크림을 바르는 것이 중요한데 자외선은 피부 암과 조기 노화의 원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어느 정도 걸어야 하나요?

 

일반적으로 운동은 매일 조금씩 하는 것이 한꺼번에 몰아서하는 것보다 좋습니다. 최소한 일주일에 세 번 정도는 시간을 정하고 걸으십시오. 만일 한 번에 30분 이상 걷기로 했다면 사이사이에 쉬는 날을 두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면 월·화·수·목 몰아서 걷는 것보다는 월·수·목·토 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걷지 않는 날에도 유연성 운동 등을 해야 합니다.

 

운동의 강도는 중등도 정도가 알맞은데 중등도의 운동이라는 의미는 걷고 나서 뭔가 몸 상태가 변화하는 것을 느낄 정도라는 것입니다. 호흡수가 조금 빨라지고 맥박이 조금 빨라지고 하는 정도인데 헉헉거리거나 힘들다는 느낌이 오면 곤란합니다. 너무 지칠 정도로 운동을 하고 당장에 몸에 불편이 오고 다칠 위험이 많아지고 백발백중 작심삼일로 끝나게 됩니다.

 

한 번에 30분씩 일주일에 4~6번 걷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최근의 연구 결과가 있지만 운동량의 정도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개인적으로 조절해야 합니다. 또 한 번에 30분을 반드시 지킬 필요는 없고 한 번에 15번씩 하루 두 번 걷거나 한 번에 10분 씩하루 세 번 걷거나 하는 식으로 한 번의 운동량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또 걷고 나서 관절이 아프다면 아프지 않을 정도로 더 짧게 걸어도 괜챦습니다. 걷기 운동은 유산소 운동이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지구력을 높여주고 지속적으로 걸으면 점점 더 오래 걸을 수 있게 되는 이점이 있습니다.

 

다시 설명하지만 목표는 일주일에 120분에서 180분 정도입니다. 이 시간을 매일매일 어떻게 쪼개는지는 환자 개인의 상태와 형편에 따라 유동적으로 정하시면 됩니다.

 

걸으면 관절에 무리한 충격이 갈텐데......

 

무릎이나 발목 등 하반신에 관절염이 있는 환자들은 많이 걸을 때 무리한 하중이 관절에 미칠 것을 걱정하게 됩니다. 실제로 무릎의 퇴행성 관절염이 있는 환자들은 걸어서 시장에 가는 것조차 부담스럽게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걷기는 다른 운동에 비해 관절에 충격이 많이 가지 않는 '저충격 운동'에 속합니다. 그렇게 때문에 부담을 갖지 않으셔도 됩니다.

 

운동을 하면서도 관절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들을 나열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절한 신발과 양말을 신어 땅에서 관절로 전해지는 충격을 최소화합니다.

 

비만이 되면 비단 운동을 하는 경우가 아니더라도 모든 형태의 일상 생활을 하는 동안 무리한 하중이 무릎과 하반신에 전해지게 됩니다. 체중을 가능하다면 줄이십시오.

 

필요하다면 지팡이를 짚어 하중을 분산시키십시오.

 

되도록 평탄한 길을 걷도록 하십시오. 등산이 관절염 환자에게 좋지 않은 것은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또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 자갈길을 걷는 것등은 같은 에너지로 훨씬 더 관절에 무리한 충격을 주 기 때문에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걷기에 적당한 곳은 학교 운동장, 길거리의 보도 블록, 아스팔트 길 등입니다. 만약 모든 적절한 준비를 갖추고 단 몇 분간을 가장 평탄한 길을 골라 걸은 후에도 관절이 아프다면 그때에는 관절에 충격이 가해지지 않는 운동으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수영이나 물에서 하는 체조 등이 그런 예입니다.

 

운동을 오래 지속하려면...

 

모든 종류의 운동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작심 삼일' 의 문제입니다. 처음에는 의욕에 불타서 운동을 시작하더라도 얼마 지나지 않아 '오늘은 날씨가 나빠서......' '오늘은 영 몸이 안좋아서......' '이거 뭐 계속 하면 얼마나 도움이 될까' 하는 온갖 종류의 유혹이 들려 옵니다. 고생스럽게 운동을 해서 최대한의 효과를 보려면 꾸준히 운동을 계속해야 하는데 그것이 영 쉽지가 않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런 유혹을 물리치고 운동을 계속하여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을까요? 인생에 있어 모든 중요하고 힘든 일들이 다 그렇듯이 가장 중요한 것은 계획을 세우고 적절하고 구체적인 목표를 만들어 눈에 보이는 그 목표를 향해 꾸준히 가는 것입니다.

 

마나 오래 운동을 할지를 먼저 정해 놓고 시작합니다.

 

그냥 오늘부터 매일 운동을 하겠다는 생각은 막연합니다. 끝이 보이지 않으니까요. 새로 운동을 시작하는 경우 6~10주 간의 단기 계획을 세우고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 기간 동안에 여러분이 도달해야 하는 구체적인 목표를 삼습니다. 관절염이 아주 심해서 습관적으로 집안에 누워만 계셨던 경우에는 하루 10분을 걸어보겠다고 목표를 잡을 수 있겠고 관절염이 있어도 어느 정도 활동을 하셨던 분인 경우 하루 30분을 걸어 보겠다고 목표를 잡을 수도 있습니다. 목표를 잡는 것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을 아는 것'입니다. 그래야 현실적인 목표를 세울 수 있지요. 하루 중 어느 시간에 운동을할 지도 먼저 정하고 시작합니다. "아무 때나 시간 나면" 이란 생각으로는 백발백중 실패합니다.

 

아침 식사 전, 점심 식사 후, 오후 4 시 등 구체적으로 운동을 할 시간을 정하고 시작하십시오. 또 일주일에 몇 번이나 걸을지를도 먼저 정하십시오. 1주일에 3~4회면 적정하고 더 많이 걸을 수 있다면 아주 좋습니다.

 

자신이 정한 목표를 달성하게 되면 기념으로 뭘 해야겠다고 정하고 그렇게 하십시오. 새 티셔츠를 한 벌 산다든지 중국 요리를 한 번 시켜 먹는다든지 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기록을 남깁니다.

 

많은 심리학자들이 어떤 장기간의 계획을 수행하는 데 기록을 남기는 편이 그렇지 않은 편에 비해 훨씬 성공률이 높다고 말합니다. 기록이라는 것이 꼭 거창한 서류일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작은 수첩에 매일매일 오늘은 몇 분간 어디서 어디까지 걸었고 얼마나 빨리 걸었고 걷고 나서 아픈 정도는 어땠고 기분은 어땠나 등을 간단히 적어 놓습니다.

 

일주일이 지나면 평가를 합니다.

 

지난 한 주간 정기적으로 걷고 난 후 일상 생활의 피로가 적어졌는지, 재미는 있었는지, 그리고 정해진 목표량을 달성했는지, 달성을 못했다면 문제는 무엇이었는지 잠시 생각을 합니다. 기록을 남겨 두었다면 이때 참고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목표량을 달성했다면 다음 주의 목표는 좀더 높은 곳에 맞출 수 있습니다. 목표량을 달성하지 못했다면 이유가 무엇인지를 확인하고 목표를 수정합니다. 관절이 아팠다면 운동량을 낮춥니다. 다른 일이 생겼다면 운동 시간대를 바꿉니다. 그냥 하기가 싫었다면 걷는 곳을 좀더 재미있는 곳으로 바꿉니다.

 

처음에 단기 목표를 세웠던 기간이 지나면 다시 목표와 운동량을 새로 정해서 새로운 6~10주의 단기 계획을 세웁니다.

 

걷기를 시작할까요?

 

일단 무작정 걷기를 시작하는 것보다 단계를 세워 생각하며 걷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일반적으로 걷기 운동에는 다섯 단계가 있습니다.

 

1단계 : 천천히 걷기 시작하며 준비를 하는 단계

2단계 : 잠시 멈추고 하지의 근육을 부드럽게 펴주는 단계

3단계 : 아주 조금이라도 속도를 올리는 단계

4단계 : 속도를 줄이는 단계

5단계 : 운동을 멈추고 하지의 근육을 다시 펴주는 단계

 

자세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단계

 

3분에서 5분 정도 할당합니다. 준비 단계는 어떤 운동에서든 매우 중요한데 본격적으로 운동을 할 때 체온이 오르고 맥이 빨라지는 신체적 적응이 이 단계에서 이루어집니다. 급작스러운 체온과 맥박 상승은 몸에 오히려 해로울 수 있습니다. 3분 내지 5분간 천천히 집주변을 걸으며 이따금씩 팔을 머리 위로 쭉 뻗어 상체를 이완시켜 줍니다.

 

단계

 

시작하기 전 하지의 근육을 펴주면 걷는 동안 근육이 아픈 정도가 덜해집니다. 이완은 반드시 양측을 다같이 해주어야 하고 한번에 20~30초 정도 지속합니다. 적절한 이완 운동은 다음 그림과 같습니다. 3~4 분 정도 이완 운동을 합니다.(그림 )

근육을 펼 때에는 근육이 긴장되는 것이 느껴질 때까지 펴줍니다. 펴준 자세를 20~30초 유지하는데 이때 호흡은 자연스럽게 하고 숨을 멈추지 않습니다.

 

단계

 

본격적으로 운동을 하는 단계입니다.

 

속도를 점차 올려 어디 갈 데가 있지만 시간에 늦지는 않으려고 걷는 정도의 속도로 걷습니다.

걷는 시간은 서서히 올려 나가는데 처음 걷기 시작했다면 이 시간을 5분 정도로 잡습니다. 별 문제가 없다면 일주일에 5분씩 시간을 늘려갑니다. 힘이 들면 같은 운동량을 유지하다가 다음 주에는 3분만 운동량을 올려 봅니다. 그래도 힘들면 같은 운동량을 당분간 유지합니다. 최대 운동량은 1회 60분입니다. 이 시간에는 준비운동와 4단계의 속도를 줄이는 시간이 포함됩니다.

나에게 걸맞는 적당한 속도를 찾습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걸으면서 말을 해 보는 것입니다. 운동을 하지 않을 때보다는 조금 숨이 가쁘지만 그래도 끊기지 않고 말을 할 수 있는 속도가 가장 적절한 속도입니다. 헉헉거리거나 가슴이 아플 정도라면 너무 빨리 걷고 있는 것입니다.

심장 박동수를 확인해봅니다. 가장 적절한 박동수는 나이별 최대 박동수의 60~75% 수준에 달하는 것입니다.

항상 좋은자세를 유지하도록 신경을 쓰십시오. 좋은 자세의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팔은 자연스럽게 걸음에 맞추어 흔들도록 하십시오. 군인이 행진하는 듯한 팔 움직임은 어깨 관절에 무리한 부담을 줍니다. 고개를 들고 턱을 내밀지 않도록 합니다. 고개가 앞으로 쑥 나오는 자세는 목 관절에 무리를 줍니다. 할 수 있는 한 키를 크게 만들어 섭니다. 어깨나 가슴을 기울이지 말고 쫙 폅니다. 복근은 살짝 끌어당겨 허리를 받치도록 하고 어깨가 기어 올라가지 않았는지를 항상 신경씁니다. 횡격막까지 이용해서 심호흡을 하도록 합니다. 주먹을 쥐지 않습니다. 손아귀에 달걀을 하나 쥐고 있다고 생각하고 걷습니다. 보폭이 너무 넓어지면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와 관절에 미치는 충격이 높아집니다. 특히 날씨가 좋거나 기분이 좋거나 할 때 보폭이 넓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항상 자신에게 가장 자연스러운 보폭을 유지하도록 노력합니다.

 

단계

 

3분에서 5분 정도 할당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심장 박동수가 걷기 전의 속도로 되돌아올 때 까지 걸음의 속도를 늦춥니다. 10초에 심박동 수가 10~14회 정도로 돌아올 때까지 소걸음으로 천천히 걸으십시오. 아무리 급해도 이 단계를 거르면 안됩니다. 서서히 속도를 늦추지 않으면 운동할 때 늘어난 혈액 순환이 다리로 몰려 어지럽거나 심하면 쓰러질 수도 있습니다.

 

단계

 

이제 다 걸었으니 집으로 직행해서 쉬어 볼까? 아니지요. 힘들게 일한 근육들을 보살피고 들어 가셔야지요. 운동 후 이완운동을 하는 경우 근육통이 덜 생기고 유연성과 관절의 운동범위 보존이 개선됩니다. 운동 좀 하고 나면 다음 날 장딴지 근육이 두들겨맞은 것처럼 아픈 거, 그거 다 이완 운동이 제대로 안되었기 때문입니다. 5단계에서는 2단계에서 했던 것과 똑같은 방법으로 근육을 펴줍니다만 2단계에서 한 과정을 20~30초씩 지속했던 데 비해 5단계에서는 한 과정을 30~45초간 지속합니다. 그리고 다 되었으면? 즐거운 나의 집으로!!

*** 운동을 한 후 두 시간 이상 관절이 아팠다면 다음에는 한 동작을 반복하는 횟수를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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